HK(인문한국) 사업단 홈페이지

HK(인문한국) 사업단

웹진 문화로(文化路) 내용 시작

웹진 문화로(文化路)
제목러시아 공간속의 동양문화 국민작가 푸시킨의 작품을 중심으로
분류철학과 사상
국가 러시아
날짜2016-09-26
조회수2,997
첨부파일



‘러시아는 지정학적으로 볼 때 유라시아 대륙이 아닌가?’

‘러시아는 왜 서양만 바라보고 있었는가? 러시아 역사에 얼마나 동양적인 요소가

많았는가?’

‘동양에 러시아의 미래가 있지 않은가’

 

위에 인용된 내용들은 1917년에 일어난 러시아 혁명과 내전을 피해 서구로 망명한 일단의 러시아 학자들이 ‘유라시아주의 운동’을 일으키면서 러시아 역사와 문화에서 ‘동양’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자주 언급했던 수사(修辭)들이다.

 

세계 지도를 잘 들여다보면, 세계에서 가장 넓은 영토를 가진 러시아 연방(러시아 연방 안에는 89개 연방주체가 있으며, 주체는 21개 공화국, 49개주, 6개 변강주, 2개 연방시, 1개 자치주, 10개 자치구가 있다)은 유라시아(유럽과 아시아)대륙에 자신의 두 발을 각각 걸치고 있다. 지형적으로 이러한 특별한 물리적 공간은 러시아 민족의 과거와 현재와 미래의 삶이 있는 현실적-지리적인 공간이기도 하지만 러시아인의 민족적인 정체성의 형성에 중요한 영향을 끼친 심리적이고 문화적인 공간이기도 하다.

러시아의 이러한 독특한 지형적-형이하학적인 요소는 인간의 행위뿐만 아니라 시간과 공간을 언어를 통해 인간의 삶을 그려내고 있는 러시아의 문호(文豪)들에게 하얀색에 대한 황색의 문제, 서구와 아시아의 문제, 즉 러시아에서의 동양(오리엔탈리즘)에 대한 많은 흥미를 불러 일으켰다.

‘러시아의 동양’ 으로서 이러한 관심이 집중된 곳이 바로 러시아 남부의 ‘칼미크 민족’이다. 칼미크 민족은 오래전부터 카스피 해 북쪽 연안 저지대에 거주하고 있으며 현재 러시아연방의 일원으로서 칼미크 공화국을 구성하여 살고 있다. 

(칼미크 민족의 거주지역(러시아 연방 카스피해 북쪽)
(출처-http://shkolnie.ru/pars_docs/refs/105/104548/104548_html_m64f320f7.png)

공화국의 수도는 엘리스타(Элиста/Elista)이다. 엘리스타는 칼미크어로 ‘모래로 만든 도시’라는 뜻이다. 140여 년 전 스텝의 광활한 초원지대에 세워진 엘리스타의 현재 인구는 10만여 명이다. 엘리스타를 ‘스텝의 진주’라고도 부른다. ‘칼미크’의 의미는 ‘남아있는 자들’로서, 18세기 중엽 제정러시아로부터 집단탈주 과정에서 얻은 용어로 역사에 기록되어 있다.

몽골의 후손인 칼미크 공화국은 러시아연방의 물리적 공간 안에서 심리적인 동양, 즉 오리엔탈리즘 문화를 잘 보존하고 있는 지역, 유럽의 유일한 불교 공화국으로 ‘신비의 공화국’으로도 불리고 있다. 

 칼미크 공화국 수도 엘리스타의 <황금사원>
 

이러한 칼미크 민족은 몽골의 상징적 존재로서 러시아의 국민 시인 푸시킨의 관심의 대상이었다. 특히 러시아 남부지방에 유형에 처해졌던 푸시킨은 카스피해에 위치한 칼미크를 직접방문, 그들의 문화와 풍습을 자신의 평론, 소설, 시를 통해서 러시아 독자들에게 소개하면서 칼미크 민족의 형상을 ‘야생미(野生美)와 지혜(智惠)가 공존하는 동양 민족’으로 묘사 하고 있다.

 

두 얼굴의 칼미크인: 야생미 野生美와 야만성 野蠻性

1829년에 있었던 푸시킨의 러시아 남부지방에 대한 여행의 동기는 그리 단순하지가 않다. 1829년에 푸시킨은 훗날 그의 부인이 된 나탈리아 곤차로바에 매혹되어 청혼을 하나 거절당한다. “그 동안 푸시킨을 사랑했던 수많은 여인들이 언제나 그의 구애에 적극적으로 반응하였던 반면 나탈리아는 시종일관 냉담했고 바로 이 점이 푸시킨을 더욱 애타게 했고, 이래저래 낙담한 푸시킨은 기분 전환도 할 겸” 1829년 러시아 남부지역으로 떠나게 되는 것이다.

이 여행에서 푸시킨은 칼미크에서 ‘다채로운 풍속, 거친 원주민들과 접하면서’ 칼미크에 대한 역사적인 사실과 풍습, 유목생활 등을 때로는 ‘그 어떤 낭만적, 또는 군사적 이념으로부터도 비교적 자유로운 채, 이방인 관찰자로서’, 때로는 거칠고 야생마 같은 칼미크 여인을 주관적이고 낭만적으로 표현한다. 칼미크 여인의 야생미를 노래한 시 속으로 들어가 보자:

 

안녕! 친절한 칼미크 여인이여!

〔...〕

당신의 눈은 물론 동양적이고,

코도 평평하고, 이마도 넓고,

당신은 프랑스어로 애교를 떨지도,

당신은 비단으로 다리를 감싸지도 않구려;

〔...〕

무엇이 더 필요하지? 나에게 말을 준비하는,

정확하게 30분 동안

당신의 시선과 야생적인 아름다움이

나의 이성과 가슴을 매혹하는 구나.

 

무뚝뚝하지만 동양적이고 야생적인 아름다움 дикая краса 을 소유한 칼미크 여인의 모습은 ‘거칠고, 우울하고, 과묵하고 Дика, печальна, молчалива /숲속의 암사슴처럼 겁이 많아 Как лань лесная боязлива /자기 집에 있으면서도 Она в семье своей родной/타인처럼 어색하게 굴었던 Казалась девочкой чужой’ 『예브게니 오네긴』의 시골 처녀 타치야나를 연상시킨다. 그리고 이러한 두 여인, 칼미크여인과 타치야나의 생동감 있는 영원한 아름다움은 ‘반타이크의 마돈나 그림 같은’ 『예브게니 오네긴』의 올가와 푸시킨의 부인 나탈리아 곤차로바의 조로(早老) ‘극도로 지겨운 надоел безмерно’, ‘얼음 같은 세련(洗練)된 미’의 대척점에 있다.

 


칼미크여인의 ‘야생(野生)’을 ‘미(美)’로 승화시킨 푸시킨이 자신의 서사시 중에서 ‘부랑민의 파토스와 야생의 힘으로 넘쳐흐르는’ 「강도형제 Братья разбойники」에서 칼미크인을 강도의 한 무리를 구성하는 ‘폭력적인’ 악당의 형상으로 부정적으로 묘사한 것은 흥미롭다. 왜냐하면 푸시킨은 시, 소설 등 자신의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통해 칼미크민족을 긍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았기 때문이다.  

부패하고 있는 뼈들 위로

까마귀 떼가 내려앉은 것이 아니라

볼가강 너머, 밤에, 불 주위로

호기 만만한 악당이 모인 거라네.

복장도 생김새도 민족도 방언도 계급도

다른 얼마나 다양한 혼합인가!

농가에서 수도원에서 감옥에서

그들은 탐욕을 위해서 몰려들었네!

여기서 그들에게 있어서의 한 가지 목적은

마음대로 법을 무시하고 사는 것.

그들 사이에서 호전적인 돈강 기슭에서 온

도망자도 보이네,

검은 머리채를 늘어뜨린 유대인,

초원의 야만적인 아들 칼미크인,

못 생긴 바쉬끼르인,

분홍머리의 핀란드인, 쓸데없이

여기저기 방랑하는 나태한 집시도 보이네!

위험, 유혈, 방탕, 속임수 -

무시무시한 이들의 공통된 본질;

그들 중의 어떤 이는 양심의 가책 없이

온갖 악행들을 자행하고;

어떤 이는 과부와 그녀의 가련한 아이를

냉혹하게 베는구나,

어떤 이는 아이의 신음을 조롱하며,

용서도 자비도 없이,

사랑의 만남을 갖는 젊은이처럼,

즐기듯이 살인을 하는구나.  

지혜롭고 용맹한 민족

푸시킨은 자신의 작품 『대위의 딸』에서 등장인물 칼미크인 율랴이를 자신의 부대를 배신하지 않고 충직했던 의리의 사나이로서, 적어도 3개의 언어(칼미크어, 러시아어, 따따르어)에 통달한 총명한 인물로서 형상화하고 있다. 그리고 같은 작품 11장 《반란촌》에서 독수리에 관한 칼미크 민화(民話)를 인용하면서 칼미크인들의 존재에 대한 자긍심과 진취적인 용감성을 간접적으로 나타내고 있다. 민화를 한번 보기로 하자.

 

 어느 날 독수리가 까마귀에게 물었다네. “까마귀 자네는 이 세상에서 3백년이나 사는데 나는 왜 기껏 해봐야 30년밖에 못 사는가?” 까마귀가 독수리에게 대답을 했네. “그것은 바로 당신은 살아있는 피를 마시는데 나는 죽은 것을 먹기 때문입니다독수리는 까마귀가 먹는 똑같은 것을 먹어야지 하고 생각을 했네. 그래서 까마귀와 독수리는 날기 시작하여 죽은 말을 발견하고는 아래로 내려와서 앉았지. 그리고 까마귀는 말고기를 아주 기분 좋게 쪼아 먹었는데, 독수리는 한번 쪼고, 다시 한 번 쪼아보다가 날개를 저으며 까마귀에게 말했지. “어이 까마귀 친구, 나는 안되겠네, 3백 년 동안 썩은 고기를 먹느니 한번이라도 신선한 피를 마시는 것이 더 낫겠네. 그 다음일은 하늘에 맡겨야지.’

 

  

정복된 동양 : 핍박받는 피지배인 칼미크인

17세기 중엽 러시아 황제에게 충성 서약을 한 칼미크인들은 자신들의 “유목생활양식, 인종적 단일성, 불교 신앙 및 높은 전투성을 보존”하는 대신 남부국경선을 방어해주는 ‘정복된 동양’의 상징적 존재로 러시아 영토에 복속되게 된다.

이러한 러시아의 광활한 영토의 일부라는 ‘상징적 존재’의 칼미크인의 형상은 푸시킨의 대표적인 시 「나는 기념비를 세웠으니 Я воздвиг памятник」에도 나오고 있다. 푸시킨이 자신의 명성을 확신하고, 그 위대함이 “인종이나 그에 따른 언어의 장벽을 넘고 거대한 러시아라는 공간 전역”으로 퍼져나 갈 것을 노래한 이 시에서 동양적 외모의 칼미크인은 러시아 최남단에 거주하는 ‘피지배인- 러시아 국민’으로 아래와 같이 표현되고 있다.

 

나는 스스로에게 인간이 창조 할 수 없는 기념비를 세웠으니,

기념비로 향하는 민중의 발걸음은 끝이 없으니,

기념비는 그 자긍심으로

알렉산드르 원주보다 더 높이 찬양되고 있네.

 

아니, 나는 죽지 않을 것이며, 혼은 고귀한 시에서 존재하며

나의 유해는 덧없이 사라지지 않고 살아남을 것이다.

나는 추앙 받으리, 이 세상에

단 한사람의 시인이 살아 있는 동안은.

 

나에 대한 소문은 위대한 땅 루씨 전역에 퍼져,

루씨에 현존하는 모든 이들의 언어로 나를 부르리,

슬라브족의 자랑스러운 자손도 핀족도

아직도 거친 퉁구스족도 초원의 친구인 칼미크인도.

 

그리고 나는 오랫동안 민중의 사랑을 받으리라,

나는 시로서 마음에 선함을 불러왔고,

혹독한 세기에 자유를 노래하여

핍박받는 이에 대하여 동정을 호소하였기 때문일 것이오.


  

 <1771년 칼미크 민족의 탈주>
(출처-http://old.qamshy.kz/wp-content/uploads/2015/01/kaz_312_pics_kaz_312_44.jpg)


결론적으로 푸시킨의 작품에 나타나고 있는 ‘러시아의 작은 동양’ 칼미크인의 형상을 몇 가지로 열거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야생미(野生美)와 야만성(野蠻性)을 동시에 소유한 형상이다. 푸시킨은 자신의 시에서 무뚝뚝하지만 동양적이고 야생적인 아름다움을 소유한 칼미크 여인의 모습을 노래하면서, 동시에 칼미크인을 강도의 한 무리를 구성하는 ‘폭력적인’ 악당의 형상으로 부정적으로도 형상화 하고 있다.

둘째, 오랫동안 러시아 영토에 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의 문화, 생활방식, 전통적인 종교(불교와 샤머니즘)를 유지하는 민족으로서, 의리를 지키면서 자긍심을 가진 용감한 민족으로서 형상화하고 있다.

셋째, 러시아 영토내의 피지배인 칼미크인의 형상이다. 푸시킨은 17세기 중엽 러시아 황제에게 충성 서약을 한 칼미크인들을 러시아의 광활한 영토의 일부, 즉 ‘복속된 동양’의 상징적 존재로서 자신들의 시에서 형상화 하고 있다

 

목록

웹진 문화로(文化路) 내용 끝

TOP

저작권 표시 및 연락처

06974 서울특별시 동작구 흑석로 84 법학관(303관) 1420호 / E-mail: fsicau@cau.ac.kr / TEL: 02-820-6355 / FAX: 02-822-00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