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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포스트 소비에트시기, 러시아 피겨스케이팅계의 마이더스의 손들
분류기타
국가 러시아
날짜2021-04-01
조회수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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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 출전권이 걸린 2021 ISU 세계 피겨스케이팅 선수권대회가 2021년 3월 22-28일까지 스톡홀름에서 개최되었다. 김연아 선수 이후에 피겨스케이팅 부문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가 없기에 대중들에게 주목을 받고 있지 못하고 있지만, 올해는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을 볼 수 있었다. 여자 싱글에서 이해인, 김예림 선수가 각각 10, 11위에 올랐고, 남자 싱글에서 차준환 선수가 10위에 올라 남녀 각각 2장씩 올림픽 출전권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이 대회에서 러시아 선수들은 러시아 역사상 처음으로 여자 싱글부문에서 1,2,3위를 모두 석권하는 쾌거를 올리며 러시아 피겨의 역사를 새로 썼다. 이렇게 세계적인 선수들을 배출하는데 선수들의 자질과 역량도 중요하지만 트레이너의 자질과 역량도 매우 중요하다. 


2위 엘리자베타 투크타미세바(좌), 1위 안나 셰르바코바(가운데), 3위 알렉산드라 트루소바(우)>
출처: Первый канал; https://krasnodar.bezformata.com/


러시아 제국시기부터 시작된 러시아 피겨스케이팅의 유구한 역사와 축적된 코칭과 안무 노하우 그리고 두터운 선수층은 소비에트 시기 동안 무수한 피겨스케이팅 스타들을 배출하며 피겨스케이팅 강국으로써의 입지를 굳힐 수 있었던 주요 요인이었다. 소비에트 해체이후, 혼란한 국가 정세의 영향으로 잠시 주춤하던 러시아는 1998년 나가노 올림픽에서부터 다시 예전의 명성을 되찾기 시작하였고,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에서 스타 플레이어들을 배출하며 피겨스케이팅 강국임을 증명했다. 동계올림픽에서 피겨스케이팅은 총 4 부문에서 4개의 금메달이 걸려있다.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에서 러시아는 피겨스케이팅의 자존심인 여자 싱글에서 강력한 우승후보였던 이리나 슬루츠카야(И. Слуцкая)가 동메달에 그친 것이 아쉬움으로 남았지만, 남자 싱글에서 에브게니 플류셴코(Е. Плюшенко), 페어에서 타티야나 토티먀니나(Т. Тотьмянина)와 막심 마리닌(М. Маринин) 그리고 아이스댄싱에서 타티야나 나프카(Т. Навка)와 로만 코스토마로프(Р. Костомаров)의 3부문에서 금메달을 석권했다. 2006년 토리노의 주인공들은 은퇴하여 후학들을 가르치는 트레이너 또는 TV 피겨스케이팅 리얼리티 쇼의 진행자 등 피겨스케이팅의 저변확대를 위해 다양하게 활동하고 있다. 2021 ISU 세계 피겨스케이팅 선수권대회의 출전권을 얻기 위해 코로나 19가 지속되던 2020년 12월 24-26일까지 첼랴빈스크에서 개최된 2021 러시아 피겨스케이팅 챔피언십에서 2000년대 초반의 러시아 피겨스케이팅 스타들이 은퇴 이후, 트레이너로 포지션을 바꾸면서 러시아 피겨스케이팅계의 트레이너도 세대교체가 일어났음을 확인할 수 있는 무대였다. 특히 가장 경쟁이 치열한 여자 싱글 부문에서 남자 싱글 세계 챔피언인 플류셴코의 선수 트루소바(А. Трусова)가 3위에 올라 트레이너로서 화려하게 데뷔하며, 에테리 투트베리제(Э. Тутберидзе) 사단의 강력한 라이벌로써 접전을 벌이고 있다. 이 여세는 2021년 세계선수권대회에도 그대로 이어졌다. 포스트 소비에트 시기에 피겨스케이팅 강국으로서 입지를 굳힐 수 있도록 피겨스케이팅 스타선수들을 배출한 대표 트레이너들에 대해 알아보려고 한다.


<2006년 토리노 올림픽의 러시아 피겨스케이팅 메달리스트들 왼쪽부터 이리나 슬루츠카야,
타티야나 토티먀니나와 막심 마리닌, 예브게니 플류셴코, 타티야나 나프카와 로만 코스토마로프>

포스트 소비에트시대 1세대 트레이너들, 타티야나 타라소바와 알렉세이 미신

포스트 소비에트 시기에 2002년 솔트레이크 동계 올림픽 이후에 알렉세이 야구진(А. Ягудин)이 은퇴하기 전까지 러시아 남자 싱글 부문에서 알렉세이 야구진과 예브게니 플류셴코(Е. Плющенко)는 세기의 라이벌이었다. 이런 세기의 라이벌을 등장시킨 러시아의 전설적인 트레이너는 타티야나 타라소바(Т. Тарасова, 1947~)와 알렉세이 미신(А. Мишин, 1941~)이다. 1960년대 피겨스케이팅 선수로 활동한 이 둘은 선수 은퇴이후 트레이너로 전향하여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를 대표하는 트레이너로 활동하며 수많은 세계 챔피언들을 배출했다. 타라소바는 아사다 마오의 마지막 트레이너로 트리플 악셀 기술을 가르친 트레이너라고 말하면 더 기억하기 쉬울 것이다. 미신은 상트 페테르부르크에 소재한 레츠가프트 국립 체육 대학의 스피드 스케이팅과 피겨스케이팅학과의 학과장으로 재직하며 상트페테르부르크 피겨스케이팅을 대표하는 인물이었다. 야구진과 플류셴코 모두 미신의 제자들이었다. 그러나 야구진은 미신과 플류셴코와의 불화설을 증명이라도 하듯이 1998년 돌연 타라소바와 함께 미국으로 건너가면서 미신과 결별하게 되었다. 야구진은 1998-99년 미국에서 총 13개 대회 중 11개 대회에서 1등을 차지했고, 1999년 가을에는 전세계 대회를 석권하며 남자 싱글 피겨 스케이트의 제왕으로 승승장구하게 된다. 플류셴코와의 관계 그리고 코칭 스타일의 문제 등등 미신과 야구진이 결별하게 된 이유는 여러 가지 버전이 존재한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그 둘의 결별은 야구진에게 세계 챔피언이라는 타이틀을 안겨 주게 되었기에 더 잘 된 일이라 본다. 타라소바는 야구진의 세계 재패이후에 러시아 선수들 보다는 사샤 코헨, 아사다 마오, 데니스 전 같은 해외 선수들의 트레이너를 맡으며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리게 되었다. 


<러시아 피겨계의 양대 산맥, 타라소바와 미신>


김연아와 아사다 마오처럼 어떤 분야에서든 라이벌은 항상 존재한다. 라이벌은 때로는 페이스 메이커로써 끊임없이 자신의 한계에 도전할 수 있도록 자극을 주는 존재이기도 하지만, 살리에르 증후군이 있는 것처럼 모차르트와 살리에르처럼 아무리 열심히 해도 이길 수 없는 존재로 인식되면 나에게 무력감을 주어 자포자기하게 만드는 무서운 존재이다. 플류셴코는 야구진이 활동할 동안 항상 2인자였다. 2002년 솔트레이크 동계올림픽이후 야구진이 은퇴를 선언한 이후에서야 비로소 플류셴코는 2006년 토리노 올림픽의 남자 싱글부문에서 금메달을 딸 수 있었다. 1인자가 없는 무림에서 2인자가 1위를 하게 되는 상황이 된 것이다. 사실 플류셴코가 야구진 보다 신체 조건이나 표현력은 월등히 뛰어나다. 플류셴코는 발레실력도 뛰어나서 피겨 아카데미 시절 마린스키 발레단에서 스카웃 제의가 들어왔을 정도라고 한다. 다만 플류셴코가 키가 크다보니 스피드나 점프 면에서 아담하고 다부진 체구를 가진 야구진보다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다. 플류셴코의 스케이팅은 상트페테르부르크를 대표하는 마린스키 발레처럼 우아하고 아름답다면 야구진의 스케이팅은 볼쇼이 발레처럼 힘차고 스피드가 느껴지며 박력이 있다. 피겨스케이팅이 스포츠임을 인식하게 되는 순간이 바로 야구진과 플류셴코의 사례에서 극명히 드러난다. 예술적인 면도 중요하지만 스포츠이기에 평가에 있어서는 기술적인 측면이 더 중요하게 작용한다.


<2002년 솔트레이크 올림픽에서 남자 싱글 1위 야구진과 2위 플류셴코>


포스트 소비에트시대 2세대 트레이너, 알렉산드르 줄린

2000년대 초반부터 현재까지 러시아 피겨스케이팅의 싱글분야의 선수들은 대부분 타라소바와 미신의 제자들이 주류를 이뤘다. 러시아 피겨계에서 이 두 거장을 거치지 않고는 살아남기 힘들었을 것이다. 알렉산드르 줄린(А. Жулин, 1963~)은 아이스댄싱 선수로서 어떻게 보면 주류는 아니었다. 나탈리아 두보바(Н. Дубова, 1948~)를 코치로 스타급 선수들에게 밀려 들러리 서기에 바빴다. 그도 피겨계의 카르텔을 피해 미국으로 건너가 1992년 알베르빌 동계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1992-93년 시즌에서 세계 챔피언과 유럽 챔피언을 차지했고, 1994년 릴레함메르 동계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 이후 프로로 전향하여 1998년 중반까지 전 세계를 돌며 다양한 아이스 쇼에 출연하였다. 2000년 이후부터 트레이너로써도 활동하며 여러 아이스댄싱 선수들을 맡았으나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지는 못했다. 그러다가 2006년 토리노 올림픽의 아이스댄싱 부분에서 타티야나 나프카와 로만 코스토마로프라는 세계 챔피언을 탄생시켜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다. 타티야나와 로만은 완벽한 비주얼과 아이스댄싱에서 가장 중요한 마치 한사람이 스케이트를 타는 것처럼 완벽한 호흡으로 때로는 물 흐르듯이 우아한 때로는 강렬한 연기로 관중들과 심사위원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현재 줄린은 미국으로 이주하여 미국과 러시아를 오가며 트레이너로 활동하고 있다. 2006-2014까지 러시아 채널1에서 방영하고 있는 피겨 스케이팅 리얼리티쇼 <빙하시대>의 시즌 5까지 출연하며 대중들에게도 아이스댄싱 트레이너로써 이름을 알리는 계기가 되었다.    


<2006년 토리노 올림픽에서 왼쪽부터 줄린, 카스타마로프, 나프카>


포스트 소비에트 시대 3세대 트레이너들, 에테리 투트베리제와 예브게니 플류셴코

현재 러시아에서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트레이너로서 가장 유명세를 타고 있는 사람이 에테리 투트베리제(Э. Тутберидзе, 1974~)이다. 그녀는 2014 소치 올림픽에서 데뷔한 율리야 리프니츠카야(Ю. Липницкая, 1998~)를 시작으로 2018년 평창 올림픽에서 금메달 알리나 자기토바(А. Загитова, 2002~) 은메달 에브게니야 메드베제바(Е. Медведева, 1999~) 등 최근 여자 싱글 부문의 세계 챔피언 및 유럽 챔피언을 휩쓸고 있는 선수들을 배출하고 있다. 특히 2020년 12월 24-26일까지 첼랴빈스크에서 개최되었던 러시아 챔피언십 대회에서 그녀의 선수들인 안나 셰르바코바(А. Щербакова, 2004~)와 카밀라 발리예바(К. Валиева, 2006~ )가 금메달과 은메달을 획득했다. 셰르바코바는 폐렴을 극복하고 경기에 출전하여 1위 자리에 올랐다. 셰르바코바는 3월 세계 선수권까지 석권했다. 셰르바코바는 이변이 없는 한 내년 북경 올림픽 우승도 기대해 볼 만 하다. 이렇듯 최근 여자 싱글 피겨스케이팅 계에서 투트베리제의 영향력은 어마어마해졌다. 그러나 2021년 2월 1-5일까지 크라스나야르스크에서 개최된 2021 러시아 주니어 피겨스케이팅 챔피언십에서 투트베리제의 아성이 흔들리고 있음이 감지되었다. 물론 1, 2를 투트베리제의 선수들 소피야 아카티예바(С. Фкатьева), 아델리야 페트로샨(А. Петросян)이 차지했지만, 3위에 중앙군인스포츠클럽(ЦСКА) 출신 소피야 사모젤키나(С. Самоделкина) 4위에 플류셴코 사단의 소피야 무라비요바(С. Муравьёва)가 포진하고 있다. 주니어 대회의 우승자는 러시아 선수권과 세계 선수권, 올림픽 출전까지 이어지는 차세대 유망주들을 선발하는 대회로 러시아 선수권 못지않게 중요한 대회이다. 이례적으로 군인스포츠클럽 출신의 사모젤키나는 13세의 나이에 트리플 악셀을 선보이며 심사위원 및 대회 관계자 그리고 관객들을 놀라게 했다. 무라비요바는 쇼트프로그램에서 투트베리제 사단을 물리치고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즉 이들은 이미 투트베리제 선수들이상의 기량을 가지고 있고 성장가능성도 무한하기에 상황은 지켜봐야 할 것이다. 이렇게 복잡한 러시아 피겨계의 내부적인 갈등은 차치하고 러시아는 역사상 처음으로 2021년 세계 피겨스케이팅 선수권 여자 싱글부문 1,2,3위를 모두 석권하는 쾌거를 올렸다.


<포스트 소비에트 시기 3세대 피겨스케이팅 트레이너들, 에테리 투트베리제와 예브게니 플류셴코>


플류셴코는 은퇴이후, 2017년 모스크바에 <플류셴코의 천사들>이라는 피겨아카데미를 창립하고 트레이너로써 활동하며 투트베리제 군단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 그는 지난 2월 러시아 주니어 챔피언십의 심사결과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며 스캔들을 일으킨 바 있다. 그리고 게다가 최근 우승을 위해 혹독하게 훈련시키기로 유명한 투트베리제 사단을 떠나 플류셴코 사단으로 이적하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현재 셰르바코바의 강력한 라이벌이며 2020년 유럽챔피언십에서 1위를 한 알료나 코스토르나야(А. Косторная, 2003~) 그리고 알렉산드라 트루소바(А. Трусова, 2004~)이다. 특히 트루소바는 여자 피겨 선수로는 최연소로 4회전 러츠와 쿼드러플 토룹과 트리플 토풉 컴비네이션 그리고 플립을 성공시켰다. 이는 미키 안도 이후 두 번째로 4회전 살코를 성공시켜 여자 피겨계의 역사를 새로 썼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플류셴코가 한때는 세계 재패한 선수였지만, 현재 그의 선수들 중 상위권에 랭크된 선수들은 모두 투트베리제 사단에서 이적한 선수들이기에 트레이너로서 그의 능력을 확실하게 입증 하지는 못했다. 과연 플류셴코가 러시아 피겨계에서 투트베리제의 독주를 막을 수 있는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을지 상황은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이다. 투트베리제와 플류셴코가 타라소바와 미신 이후 러시아 피겨계의 세기의 라이벌 트레이너가 될 수 있을지 지켜보는 재미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2022년 북경올림픽에서 투트베리제와 플류셴코 선수들 중 어떤 선수가 금메달을 목에 걸수 있을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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