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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진 문화로(文化路)
제목러시아 발레 공연의 변신은 무죄 – TV 발레 콩쿠르 <볼쇼이 발레(Большой Балет)> –
분류대중문화
국가 러시아
날짜2020-11-02
조회수4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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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이후 TV 음악 오디션 프로그램이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면서 TV 오디션 프로그램의 장르가 점차 확대되고 다양화 있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도 오디션 프로그램의 전국시대라 해도 과언이 아니지만, 댄스나 음악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순수 예술가들이 참가한 적은 있었지만 순수 예술분야의 오디션 프로그램이 제작된 적은 없었다. 가장 순수예술 장르와 가까운 오디션 프로그램이 <팬텀싱어>, <판스틸러- 국악의 역습>, <K소리 악동(樂童)> 정도 일 것이다. <팬텀싱어>는 뮤지컬과 크로스 오버 팝페라의 인기를 등에 업고, 성악가들의 참여도 이끌었으며 실제로 성악가가 <팬텀싱어>를 통해서 크로스 오버 가수로 데뷔하는 일도 있었다. <팬텀싱어>는 대중적 인기를 얻었지만, 국악을 주제로 한 프로그램들은 그렇게 주목을 받지 못했다. 춤을 소재로 한 프로그램도 <댄싱 9>과 <썸바디>가 시즌 2까지 제작되며 무용가들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도와 인지도는 높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춤에 포커스를 맞췄다기 보다는 보여주기 식의 쇼와 스타 만들기에 급급한 예능프로그램으로 전락했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아직까지 우리나라의 오디션 프로그램은 대중음악을 제외하고 타 분야의 오디션 프로그램이 성공하기는 힘든 것이 현실이다. 그런 의미에서 러시아는 대중음악 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의 오디션 프로그램을 제작하여 성공시키며 해마다 러시아 TV 프로그램 시대의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 대표적인 프로그램이 정통 클래식 예술 장르인 발레와 오페라를 소재로 한 오디션 프로그램 발레<볼쇼이 발레(Большой Балет)>이다.

<볼쇼이 발레>는 2012년 시즌 1의 성공에 힘입어, 새로운 시즌을 선보였고, 코로나-19가 한창인 지난 8월 시즌 4의 촬영을 마치고 올 가을 그동안 공연에 굶주렸던 러시아 시청자들에게 화려한 온라인 발레 공연을 선사할 예정이다.


<Россия К 채널의 TV 오디션 프로그램 <볼쇼이 발레>의 대표이미지>


러시아의 자존심을 세운 TV 발레 콩쿠르 <볼쇼이 발레(Большой Балет)>

발레 강국 러시아는 2012년 러시아 국영방송국 문화채널 Россия К 에서 발레를 콘텐츠로 젊은 무용수들을 위한 전례 없는 오디션 프로그램 <볼쇼이 발레(Большой Балет)>를 시작했다. 이 프로그램은 발레로 주제로 한 글로벌 프로젝트로 프로그램 이름도 <볼쇼이 발레>라고 붙인 듯하다. 이 TV 발레 콩쿠르 프로그램은 러시아-쿨투라 채널의 개국 15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디렉터 세르게이 슈마코프의 아이디어로 시작되었다. 그는 현대 발레예술의 성과를 러시아의 대표 TV 채널 중 하나인 Россия К에서 보여줌으로써 발레 강국 러시아의 자존심을 지키고 이를 러시아 시청자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취지에서 이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이와 함께 떠오르는 새로운 발레스타들의 재능을 보다 많은 관객들에게 선보이고, 젊은 무용수들에게 그들의 재능을 증명할 수 있는 보다 많은 기회를 주는 것이다.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젊은 발레 예술가들은 전통적인 클래식 발레 작품 때로는 최신의 현대 발레 작품 안에서 완벽한 테크닉, 뿐만 아니라 그들의 극적인 예술적인 재능을 발휘해야 한다. 러시아 공훈예술가이며 시즌 1의 사회자로 활약했던 알라 시갈로바(Алла Сигалова, 1959~ )는 <볼쇼이 발레>는 러시아를 넘어 전 세계에 러시아의 재능있는 젊은 발레 무용수들의 소개하고, 또 클래식 작품 전통을 지키고 동시대적 안무의 트랜드를 받아들여 전통의 현대적이고 창조적 재해석이 가능한 시도라고 이 프로그램의 목적을 강조했다.

2012년 시즌 1의 참가자들은 6개의 러시아를 대표하는 극장인 볼쇼이, 마린스키, 스타니슬랍스키와 네미로비치-단첸코 음악극장, 에카테린부르크 오페라 발레극장, 페름 오페라 발레극장, 타타르 오페라 발레극장에서 이를 대표하는 14명의 신인 무용수들이었다. (볼쇼이 극장의 안나 치호미로바, 아르쫌 오브차렌코, 올가 스미르노바, 블라디슬라브 란트라토프, 스타니슬랍스키와 네미로비치-단첸코 음악극장의 크리스티나 샤프란과 세르게이 폴루닌, 마린스키 극장의 안드레이 에르마코프와 이 프로젝트의 특별 게스트 빅토리아 테료시키나, 예카테린부르크 오페라 발레극장의 라리라 류시나, 안드레이 소로킨, 페름 오페라 발레극장의 알렉산드르 타라노프와 크세니야 바르바세바, 타타르 오페라 발레극장의 크리스티나 안드레예바와 올렉 이벤코) 이들은 2달 동안 최고의 듀엣에게 주어지는 그랑프리, 최고의 발레리나, 발레리노 상 그리고 문자투표를 통한 시청자 상을 포함한 4개의 상을 두고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볼쇼이 발레> 시즌 1 최고의 듀엣. 안나 티호미로바와 아르쫌 오브라첸코>


이 프로젝트의 고정 심사위원으로 러시아를 비롯한 전 세계 유명 극장과 무용단에서 활동하고 있는 러시아 전문가들 피렌체 극장 발레단 Maggio Danza의 예술감독 블라디미르 데레뱐코, 스위스 로잔의 베자르 무용단의 훈련장 아자리 플리세츠키, 마린스키 수석 발레리나 디아나 비쉬뇨바가 위촉되었다. 이들과 함께 매회 나초 두아토, 안드레이스 자가르스, 알라 오시펜코, 러시아 및 세계의 각국의 발레 전문가들이 초대 심사위원으로 초청되었다.

참가자들의 경연 작품 준비를 위해서 현재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아크람 칸(영국), 파트릭 드 바나(독일), 요르마 엘로(미국), 이반 페레스(네덜란드), 알라 시갈로바, 뱌체슬라브 사모두로프, 알렉세이 미로시니첸코(러시아) 등 세계 정상급 발레마스터와 안무가들이 함께 했다.

따라서 러시아의 젊은 발레 무용수들은 2달 동안 경쟁을 해야 한다는 스트레스와 압박감도 있었지만 이 프로그램을 준비하면서 현재 세계 각국의 탑클래스의 발레마스터와 안무가들과 함께 작업하며 다양한 표현법과 안무법을 습득하며 무용수로서 크게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시청자들은 출연자들이 펼치는 아름다운 공연도 볼거리였지만, 출연자들이 런던, 모스크바, 상트 페테르부르크 등 세계 각지에서 안무가들과 작품을 준비하는 모습, 연습 장면, 의상 제작 과정, 무대 뒤의 모습 등 평소에는 볼 수 없었던 무대 뒤의 발레의 또 다른 세계를 보는 재미도 함께 할 수 있었다. 시즌 1에서는 최고의 듀엣에 볼쇼이 극장의 안나 치호미로바, 아르쫌 오브차렌코와 페름의 알렉산드르 타라노프와 크세니야 바르바세바가 최고의 발레리나에는 볼쇼이 극장의 올가 스미르노바 그리고 최고의 발레리노는 세르게이 폴로닌이 수상했다. 이 프로그램을 처음 기획한 세르게이 슈마코프의 의도는 적중했고, 파일럿 프로그램 <볼쇼이 발레>는 대성공을 거뒀다.


발레계의 트러블 메이커 세르게이 폴루닌(Сергей Полунин)

<볼쇼이 발레> 시즌 1의 스타는 아마도 우크라이나 출신의 세르게이 폴루닌(С. В. Полунин, 1989~ )일 것이다. 사실 세르게이 폴루닌이 우리나라에서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영화 댄서(2016)와 이와 비슷한 시기에 유튜브 영상을 뜨겁게 달구었던 데이비드 라샤펠(David Lachapelle)과의 협업으로 만들어낸 자전적 작품 ‘Take me to Church’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사회에 그의 존재가 알려졌을 때는 이미 발레계의 트러블 메이커, 발레계의 배드 보이로 커밍아웃한 이후이다.

그는 발레를 위해서 어린 시절부터 영국에서 혼자 유학을 하며 외로운 유년시절을 보냈다. 그에게 유일한 친구는 발레였고, 재능도 있어 로얄 발레 아카데미를 3년 월반하여 조기졸업하고, 로열 발레단에서도 군무를 하지 않고 바로 솔리스트로 승격된 로얄 발레단의 유례없는 케이스였다. 그 전까지 그는 전형적인 발레속의 왕자님 연기를 하고 있던 그가 이 모든 것에 회의를 느껴 돌연 2012년 무용단을 탈단하고 방황하고 있을 때 모스크바의 스타니슬랍스키 네미로비치-단첸코 음악극장에 입단하게 되어 <볼쇼이 발레>에 출연하게 된 것이다. 아마도 러시아 시청자들은 로얄 발레단을 탈단하고, 러시아로 돌아온 세르게이 폴루닌의 무대를 손꼽아 기다렸고, 결국 최고의 발레리노 상을 거머쥐었다. 그는 개인적인 성품은 나쁜 남자의 전형일지 몰라도 춤 하나 만큼은 당대 손꼽히는 남자무용수임은 분명하다. 춤 잘 추는 세계적인 무용수에게 마음까지 착하기를 바라는 것은 무리가 아닐까 싶다. 무대에서만 멋진 무용수로 우리에게 좋은 공연을 선사하는 것에만 만족해야 할 것 같다. 그는 <볼쇼이 발레> 출연 이후, 2013년 공연을 펑크 내고 잠적하여 현재 영화인으로 전업하여 오리엔트 특급살인(2017), 화이트 크로우(2018) 등에 출연하며 영화배우로서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다. 현재 발레계의 제임스 딘으로 불릴 만큼 그의 끊임없는 방황은 그가 살아온 인생을 보면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그의 무대를 다시 볼 수 없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세르게이 폴루닌>
[출처: bittally.ru]

매주 펼쳐지는 발레 2인무의 향연 그리고 김기민

<볼쇼이 발레> 시즌 2는 3년의 공백기를 갖고 2016년 1월에 시청자들을 찾아올 수 있었다. 시즌 2에서는 참가자들을 다양화하고, 프랑스 파리오페라의 수석무용수이며 현재는 후학양성에 힘쓰고 있는 브리짓 레페브르, 북경무용학원 교수이며 안무가인 샤오 수화, 볼쇼이 극장 수석무용수 스베틀라나 자하로바, 국민 예술가이며 안무가인 파루흐 루지마토프 등 외국인 심사위원까지 섭외하여 화려한 캐스팅을 선보였다.

이 프로그램을 발레 쇼의 개념을 더욱 강조하고, 안무가들과의 협업을 확대하여 다양한 레퍼토리를 확보하였다. 우리가 인생을 살면서 만날 수 있는 완벽한 극적인 연출, 갑작스러운 구성의 전환을 반영한 공연들을 준비하였다. 시즌 2 부터는 새로운 규칙이 적용되어 심사위원이 1팀에게 추가적으로 1표를 더 투표할 수 있는 것이었다.

시즌 2의 가장 핵심은 기존의 클래식 작품들을 현대적인 관점으로 재해석하여 재안무한 것이다. 대표적인 예가 페름 오페라 발레극장의 안무가 알렉세이 미로시니첸코가 미하일 포킨의 <빈사의 백조>를 2인무로 재안무 한 작품이다. 이 작품은 페름 오페라 발레극장에서 참가한 인나 빌라시와 니키타 체트베리코프는 최고의 듀엣으로 선정되는데 큰 역할을 했다. 


<알렉세이 미로시니첸코의 <빈사의 백조> 2인무. 인나 빌라시와 니키타 체트베리코프>
[출처: Форум Балет и Опера]


2016년 <볼쇼이 발레> 시즌 2는 우리나라 발레계에도 큰 이슈였다. 마린스키 극장에서 솔리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김기민이 레나타 샤키로바와 함께 마린스키 극장을 대표하여 출전하여 페름의 인나 빌라시와 니키타 체트베리코프와 함께 최고의 듀엣으로 선정된 것이다. 이미 김기민은 상트 페테부르크의 마린스키 극장에서는 이미 그 실력을 인정받았지만, 이 프로그램에서 보여준 그의 날렵하고 군더더기 없는 테크닉 그리고 표현력과 작품해석력으로 그는 러시아 전역에 그의 이름을 알릴 수 있었다. 이와 더불어 해외에서 활동하고 있기에 대한민국에서는 잠시 잊혀져있던 그의 김기민의 존재감을 다시한번 각인 시킬 수 있었던 자리였다. 


<<볼쇼이 발레> 시즌 2 최고의 듀엣. 레나타 샤키로바와 김기민 <에스메랄다> 파드되 ⓒВадим Шульц>
[출처: https://tvkultura.ru]

신개념의 TV 발레쇼 <볼쇼이 발레>는 떠오르는 신예 발레 스타들의 발굴의 장을 넘어 최첨단의 미디어 아트와 함께 다시 태어나는 러시아의 역사 깊고 풍부한 발레와 오페라 레퍼토리로 러시아의 예술 긍지와 자부심을 다시 한 번 되새기게 하는 러시아 발레사에 큰 전환점을 맞게 한 사회적 문화적 반향을 일으켰다. 이 프로그램들을 보고 있노라면 마치 하나의 짧은 온라인 발레 공연을 보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포스트 팬데믹 시대에 맞는 랜선 공연의 대안을 제시해 주기도 했다. 올해 <볼쇼이 발레>의 시즌 4의 진가는 더욱 빛날 것으로 기대한다.


<<볼쇼이 발레> 시즌 4 심사위원들.
왼쪽부터 알렉세이 미로시니첸코, 디아나 비시뇨바, 데니스 마트비옌코, 파루흐 루니마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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