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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진 문화로(文化路)
제목나 홀로 즐기는 방구석 1열 전시회: 소비에트 회화에 나타난 스포츠
분류회화
국가 러시아
날짜2020-03-23
조회수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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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19 사태의 장기화로 인해 초‧중‧고등학교의 개학이 5주 늦춰지고, 대학은 개강 후 첫 4주의 강의를 온라인강의로 대체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며 우리사회의 문화도 급격히 바뀌고 있다. 교강사들은 마치 유투버라도 된 듯 온라인 강의콘텐츠 제작을 위해 신기술과 씨름을 하고 있으며, 각 학교 당국은 온라인 강의를 위한 시스템 기반마련에 여념이 없다. Google class, Google Hangout, Zoom 등 온라인 강의 기반 플랫폼들이 주목을 받고 있다. 이번 코로나 사태 이전과 이후를 경계로 우리사회의 상당 부분들이 변화할 것으로 예측된다. 공연‧예술계도 타격이 만만치 않다. 대부분의 대형공연장은 4월까지 모든 공연을 취소한 상태이다. 한‧러 수교 30주년과 2020-21년 한‧러 상호문화교류의 해의 첫 행사인 이고르 모이세예프 민속발레단의 26년만의 내한공연(3월 18-19일)도 전격 취소되어 아쉬움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잇단 공연취소에 예술가들은 방구석 1열 콘서트, 릴레이 랜선 콘서트 등의 차선책으로 속속 온라인 공연을 개최하고 있다. 이러한 온라인 공연들은 오랜 기간 준비한 공연을 못하는 아티스트의 상심과 허무함을 달래고, 재택근무와 개학의 연장으로 온 가족이 자의반 타의반 자가 격리에 들어가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을 국민들에게 작은 힘과 위안을 주고자 시작된 새로운 공연문화이다. 미술계도 나 홀로 조용히 방안에서 작품을 감상하는 온라인 가상 전시회가 재조명되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는 러시아도 예외는 아니다. 러시아도 코로나 19 사태로 모든 박물관과 미술관을 한시적으로 개방하지 않는다.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소재한 에르미타쥐, 러시아 미술관, 마린스키 극장 등 대표적인 극장과 박물관도 관람객을 받지 않고, 온라인 공연중계와 전시로 전환하고 있다. 마린스키는 3월 19일 국제 하프 페스티벌 <북방의 리라(Северная Лира)> 개막식을 온라인 중계로 대체했다. 에르미타쥐는 3월 17일부터 러시아 미술관은 3월 18일 부터 4월10일까지 관람객을 받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들 미술관은 온라인 박물관 사이트를 방문할 것을 권장하며, 사이트 방문객의 증가에 대비해 작품들의 온라인 가상 전시를 확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온라인 가상 전시 프로젝트_ 러시아 회화에 나타난 스포츠(Спорт в Русском искусстве)

스포츠는 소련시기부터 꾸준히 회화의 소재가 되어왔다. 2000년대에 들어와서 2009년 10월 20일 러시아 미술관은 스포츠 소재의 소장품 60점을 가지고 모스크바의 노브이 마네쥐에서 <예술에 나타난 스포츠(Спорт в искусстве)>라는 주제로 전시가 개최했다. 이를 기반으로 2014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소재한 러시아 미술관에서는 2014년 제22회 소치 동계올림픽, 제11회 패럴림픽, 2013년 카잔에서 개최된 제27회 하계 유니버시아드개최를 기념하여 “러시아 회화에 나타난 스포츠(Спорт в Руссоком искусстве)”라는 대주제로 대형 온라인 전시 프로젝트를 완성하였다. 이 프로젝트를 위해서 각 지역의 러시아 미술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스포츠 주제의 작품 950점과 러시아 전역의 다른 미술관에서 59점, 총1009점을 선별하였다.



 
<가상 러시아 미술관 전시: 러시아 회화에 나타난 스포츠 메인화면>
 

소비에트 회화에서 스포츠 주제의 등장

1920-30년대 초기 소비에트 연방에서는 국가의 기틀을 갖추기 위해 국방력 강화, 시민교육, 경제 활성화라는 큰 과업을 안고 있었다. 이 모든 과업의 기저에는 소비에트를 위해 일할 사회주의 이념으로 무장된 새로운 소비에트의 시민의 양성의 문제가 있었다. 소비에트 정권은 고대 그리스에서 추구했던 신체와 정신이 조화롭게 발달한 인간상의 개념에서 해법을 찾았다. 따라서 체육활동을 통해 시민들의 건강을 증진시키고, 또 건전한 소비에트 시민정신을 함양하는데 노력을 기울였다. 따라서 소비에트 시기에는 여러 예술분야에서 나타난 스포츠를 주제로 한 작품들은 분명한 목적을 가지고 있었다. 이미 1920년대 유리 피메노프의 <축구>, 세르게이 루치쉬킨의 <스파르타키아다>와 <스키선수들>, 알렉산드르 데이네카의 <축구선수>와 <권투선수 그라도폴로프>, 알렉산드르 사모흐발로프의 <스파르타코프카>는 제2차 세계대전 이전의 미술에서 스포츠 표현의 미학적 원리로 규정되었다. 1920-30년대 미술에서 스포츠는 중요한 주제로 떠올랐다. 이 시기에는 1930년 시작된 ГТО(Готов к труду и обороне)같은 신체발달을 위한 체육활동과 함께 정신훈련을 위한 스포츠도 중요하게 여겨졌다. 예술 분야에서 스포츠가 중요한 주제로 확정된 시기도 바로 이때이다. 포스터를 통한 체육활동의 증진시키고 건강한 이미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화가들은 체육 활동 장려 포스터를 그린다. 특히 알렉산드르 데이네카는 아래와 같은 슬로건과 함께 대표적인 체육활동 장려 포스터를 남겼다.

일하라! 건설하라! 그리고 투덜거리지 마라!(Работать, Строить и не ныть)
우리에게 새로운 인생으로 향하는 길은 명시되어있다.(Нам к новой жизни пути указан.)
당신이 운동선수가 되지 않을 수는 있다.(Атлетом можешь ты не быть)
그러나 체육인이 되는 것은 의무이다.(но физкультурником - обязан) 

이와 함께, 새로운 현대인의 표상으로 스포츠 활동을 하는 여성들이 회화의 주인공으로 등장하기 시작한다. 이 글에서는 스포츠 주제의 대표적인 작품을 남긴 화가 알렉산드르 데이네카와 알렉산드르 사모흐발로프에 대해 이야기 해보고자 한다. 



<알렉산드르 데이네카의 체육 활동 장려 포스터>
 

알렉산드르 데이네카(А.А. Дейнека, 1899-1969)

알렉산드르 데이네카는 소비에트의 화가, 벽화작가, 교수, 소비에트 미술원 회원, 인민예술가(1963), 사회주의 노력영웅(1969)으로 대표적인 표현주의 작가이다. 그는 1920-25년까지 모스크바의 고등미술스튜디오(ВХУТЕМАС)의 파보르스키(В.А. Фаворский)와 니빈스키(И.И. Нивинский)에게 본격적인 미술교육을 받았다. 데이네카는 특히 파보르스키와 마야코프스키로부터 예술적 영향을 크게 받았다. 그는 소비에트 미술계의 대표적인 인물 중 하나로 스스로 스포츠 애호가였으며, 스포츠를 주제로 한 그림을 그리는 것을 즐겼다. 그가 창작의 길을 시작할 때부터 젊은 리듬, 힘, 움직임에 대해 얘기할 수 있는 미술언어를 찾던 중 1920-30년대 소비에트 사회의 시대정신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스포츠와 체육에서 그 답을 찾았다. 그는 스포츠는 신체 단련을 위한 필수불가결한 요소일 뿐만 아니라, 예술 장르에서 다양한 형태로 활용이 가능한 보편적인 주제로 여겼다. 1930년대에는 체육장려 포스터를 그리기도 하였으며, 스포츠와 관련된 유명한 작품들을 남겼다.

작품 <골키퍼(Вратарь)>(1934)(모스크바 노브이 트레치야코프 갤러리 소장)는 인생의 건강한 모습과 스포츠 주제의 작품 중에서 가장 유명한 작품 중 하나이다. 이 작품에서는 축구에서 가장 아름다운 순간 중의 하나를 보여준다. 작가는 특한 원근화법, 투시법과 함께 가로로 긴 수평구성으로 고대 그리스의 운동선수를 현대로 옮겨 놓은 것 같은 인상을 준다.    

 

<골키퍼(Вратарь)1934년 작>

 
데이네카의 대표작 중에 하나인 <평원(Раздолье)>(1944)(상트페테르부르크 러시아 미술관 소장)은 스포츠와 풍경이 잘 어우러진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작가는 제2차 세계 대전이 시작될 무렵 작품에 착수하여, 전쟁이 끝날 즈음인 1944년에 작품을 마무리했다. 전쟁이 새로운 국면으로 들어서자 그는 처음 계획을 수정하여, 독일군과의 전쟁터에서 힘든 전투를 치른 이후, 승리의 기쁨과, 자유 그리고 평화로운 시대의 도래를 그림에서 표현하고 싶었다. 데이네카는 평화롭게 강변을 따라 달리는 여성들의 모습을 선택하였다. 평론가 블라디미르 싀소예프(В.П. Сысоев, 1944- )는 이 작품은 미래의 승리의 날을 미리 보여주고 있으며, 전쟁에서 승리할 것이라는 막강한 조국에 대한 믿음을 반영하는 작품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평원(Роздолье) 1944년 작>

 
알렉산드르 사모흐발로프 (А.Н. Самохвалов, 1894-1971)

알렉산드르 사모흐발로프는 대표적인 소비에트 화가, 소비에트 공훈 예술가, 레닌그라드 화가협회회원이다.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러시아 레핀 미술 아카데미의 전신인 황실미술아카데미에서 5년(1914- 1918), 페트로그라드 국립 자유 미술교육스튜디오에서 5년 (1919-1923) 총 10년간 전문 미술교육을 받았다. 사모흐발로프는 미술아카데미의 교수이며 화가인 쿠지마 페트로프-보드킨(К.С. Петров-Водкин, 1878-1939)으로부터 작품의 공간구성에 있어 지대한 영향을 받았다. 그는 항상 그만의 독특한 작품세계를 구축하기 위해 색과 형태의 문제에 대해 항상 관심을 두었다. 그의 작품세계의 변화에 큰 영향을 미친 2가지 사건이 있다. 첫 번째는 1921년 사마르칸트에서 페트로프-보드킨과 함께한 유형문화 역사 연구소의 유물 발굴 작업이었으며, 두 번째는 1926년 스타라야 라도가에 있는 게오르기 성당의 복원작업이다. 사모흐발로프는 졸업 후, 페트로프-보드킨 스타일의 4점 투시법(구면원근법)과 초현실주의에 입각한 작품세계를 지향하였지만, 정부의 엄격한 검열로 20세기 아방가르드 모더니스트들이 조용한 예술(Тихое искусство)로 넘어가자, 사모흐발로프는 그만의 창작의 길로 접어든다. 국가에서 주문한 공식적인 그의 작품에서는 상징주의 형식을 취하고 있다. 특히 스포츠를 주제로 한 작품은 그의 작품세계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포환을 들고 있는 아가씨(Девушка с ядром)>(1933)는 그만의 초현실주의에 입각한 긍정적인 에너지를 북돋는 그림이다. 1930년대 소비에트 예술의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이전에 없었던 새로운 젊은 현대여성의 모습을 그린 <운동복을 입은 아가씨(Девушка в футболке)>(1932)(상트페테르부르크 러시아 미술관 소장)이다. 화가는 딸의 선생님이었던 실존인물 예브게니야 아다모바(Е.П. Адамова, 1907-1977)를 모델로 삼았다. 그녀의 모습은 단순하지만 명확하며, 새로운 인생의 활력과 희망을 주는 여성을 형상화 했다. 이 작품으로 사모흐발로프는 1937년 파리국제전시회에서 금메달을 수상하였으며, 이 작품은 “소비에트의 모나리자 또는 조콘다(La Gioconda))”라는 별칭을 얻게 된다. 같은 해 사모흐발로프는 파리국제전시에서 소비에트 관에 전시를 위해 제작된 작품 <소비에트 신체문화(Советская физкультура)>(1936)(니즈네타갈 미술박물관 소장)로 그랑프리를 수상하며, 1920-30년대를 대표하는 작가의 반열에 오르게 된다.

 

<운동복을 입은 아가씨(1932)(좌), 소비에트 신체문화(1936)(우)>

    
어느덧 성큼 다가온 봄의 기운에 야외에 나가 봄기운을 마음껏 만끽하고 싶어지는 요즘이다. 그러나 계속해서 늘어나는 코로나 19의 확진자 수에 수도권을 중심으로 인구 밀집 지역의 감염 확산의 우려로 우리의 마음은 꽁꽁 얼어붙어 있고, 자택구금에 가까운 자가 격리의 장기화로 우울감과 공포감으로 인한 심리적 트라우마를 호소하는 국민들도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방구석 1열 온라인 전시회를 감상하며 바싹 말라 척박해진 마음을 촉촉하게 적셔보자. 스포츠 활동과 관련된 그림들로 마음이 촉촉해 졌다면, 이제 그동안 뻣뻣해진 우리의 육신에도 기름칠을 해보자. 집에서 간단하게 홈트레이닝에 도전해 보거나, 가벼운 동네 한 바퀴 또는 뒷산에 잠시 올라가 보는 것은 어떨까? 간단한 신체 움직임으로 우리들의 신체에도 활력을 불어넣어보자. 훨씬 가뿐해진 몸과 함께 이 고비를 잘 넘길 수 있는 긍정적인 마음도 함께 생기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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