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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169 평방미터의 님프들: 리듬체조 선수들
분류기타
국가 러시아
날짜2020-03-16
조회수6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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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블라지미르 푸틴 대통령은 5선 도전을 위한 밑 작업에 한창이다. 지난 3월 10일 두마 개헌안 2차 독회에서 발렌티나 테레슈코바 하원의원이 ‘대통령 임기 2회 제한 조항’의 무력화를 제안했고 이에 푸틴은 지지의사를 밝혔기 때문이다. 큰 이변이 없는 한 푸틴의 장기집권은 현실화 할 것으로 보인다. 푸틴의 5선이 성공한다면 스탈린 이후 최장기 집권이 될 것이다. 이렇듯 블라지미르 푸틴 대통령은 정치적으로 예측 불가능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지만 사생활 또한 예측불가하다. 2008년부터 전 러시아 국가대표 리듬체조 선수인 알리나 카바예바(А.М. Кабаева, 1983-)와의 염문설이 제기 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2013년 러시아의 퍼스트 레이디 류드밀라와 돌연 30년간의 결혼생활의 종지부를 찍으며 카바예바와의 결혼설, 혼외자설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확인된 바는 없다. 그러나 카바예바가 은퇴이후, 2007년 돌연 통합러시아당(Единная Россия)의 하원의원으로 활동하며 정치계에 발을 들인 것이나, 2014년 하원의원직을 사퇴하고 친정부 성향의 민간언론기업 내셔널미디어의 회장으로 선임된 것은 푸틴과의 관계를 유추해 볼만한 정황들이다. 러시아의 스포츠 스타들은 대중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크기에 은퇴 후 정계로 입문하는 경우가 종종 있고, 러시아의 리듬체조 선수들은 아름다운 외모로 세간의 관심을 받는 경우가 더욱 많다. 카바예바는 2004년 아테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이며 유연성이 매우 뛰어난 선수로 러시아 리듬체조역사가 카바예바 등장의 전과 후로 구분될 정도로 전설적인 선수였기에 그녀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그럴듯한 풍문들을 만들어내는 듯하다. 러시아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올림픽 우승을 위해 다양한 올림픽 스포츠 분야에서 두터운 선수층을 확보하고 있다. 특히 리듬체조는 축구, 하키, 피겨스케이팅과 함께 러시아의 자존심을 건 국민 스포츠이지만 우리나라에서 리듬체조는 손연재 선수가 나오기 전까지 소외종목이었다. 우리나라 피켜스케이팅 역사에서 김연아 선수 등장의 전과 후로 나뉘는 것처럼 리듬체조에서 손연재 선수가 바로 그런 존재일 것이다.

    
<알리나 카바예바>


신수지, 손연재의 트레이너: 러시아 리듬체조계의 마이더스의 손

우리사회에서 리듬체조에 대해 관심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은 신수지 선수가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개최국으로 자동 출전한 중국선수들을 제외하고 2007년 세계선수권에서 17위에 올라 올림픽 자격 출전권을 갖고 올림픽에 출전한 유일한 동양선수로 주목 받으면서 일 것이다. 비록 그녀는 결선에 오르지는 못했지만, 리듬체조의 불모지에서 올림픽에 출전했다는 것만으로도 향후 리듬체조에서의 한국선수들의 성장가능성을 보여준 매우 고무적인 일이었다. 2009년 아시아 챔피언십에서 동메달을 딴 이후 계속되는 부상의 재발로 은퇴하며 리듬체조는 후배인 손연재의 시대에 접어들었다.

손연재 선수는 2011년 세계선수권에서 11위에 올라 2012년 런던올림픽에 출전했고, 메달 획득은 실패했지만 한국 리듬체조 사상 최고 성적인 올림픽 5위에 올랐다. 그 이후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렇게 리듬체조의 불모지에서 신수지와 손연재라는 진주같은 선수들을 배출한 러시아 코치가 있다. 엘레나 네표도바 (Е. Ю. Нефедова, 1974 -) 러시아의 공훈 트레이너이며, 러시아 국가대표 리듬체조 국제대회 공식 심판이다. 그녀는 2019년 세계선수권 우승 한 올가 카프라노바(О.С. Капранова, 1987-)의 트레이너이며 유럽 리듬체조 기술위원회(UEG) 회원이기도 하다. 그녀는 한국 전담 코치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한국 선수들과의 좋은 케미를 보였다. 엘레나 네표도바는 2011년부터 손연재의 전담코치를 맡아 손연재는 러시아의 노보고르스크(Новогорск)에서 러시아 국가대표팀 선수들과 함께 거주하며 훈련을 받았다. 러시아 국가대표팀 대표트레이너 이리나 비네르(И.А. Винер,1948-)도 손연재의 재능을 알아보고 특별한 관심과 애정을 보였고, “러시아와 한국은 메달을 공유하게 될 것”이라며 그녀가 엘레나 네표도바와 훈련에 집중할 수 있도록 훈련시간을 따로 배정하는 등의 배려를 했다고 전한다. 런던올림픽과 인천 아시안게임에서의 성과를 이뤄냈다. 인천 아시안게임의 손연재의 금메달 소식과 함께 엘레나 네표도바는 2014년 외국인 코치로는 최초로 명예코치로 임명되는 영광을 안았다.

 
 <엘레나 네표도바와 손연재>(출처: 중앙일보 2014년 4월 28일)

최연소 대한민국 국가대표 리듬체조 코치: 랄리나 라키포바(Ралина Ракипова)

2017년 손연재의 은퇴이후, 현재 한국의 리듬체조계는 소광상태이다. 2020년 도쿄올림픽의 출전 가능성도 아직 미지수이다. 대한민국 체육계는 제2의 손연재를 탄생시기기 위해 2019년 4월 특단의 조치를 취했다. 단기간에 대한민국의 국가대표 리듬체조 선수들의 기량을 끌어올리기 위해 러시아에서 대한민국 최연소 국가대표 리듬체조 코치 랄리나 라키포바를 초빙한 것이다. 그녀는 카잔 출생으로 러시아 국가 대표팀에서 활동할 당시 손연재와 함께 훈련했다고 한다. 그녀는 2011년 유럽챔피언 줄종목 단체전에서 금메달, 2017년 타이페이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에서는 공, 줄, 후프종목에서 금메달을, 팀경기에서는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유니버시아드 대회 이후 은퇴하여 러시아 마스터 클래서 지도자로 활동하던 중 대한민국 국가대표 코치로 스카웃 된 것이다. 그녀는 1996년생으로 손연재 선수보다도 나이가 2살 어려 대한민국 국가대표 코치 중 최연소이다. 그녀는 최근까지 선수생활을 했기에 대표팀 훈련시 직접 시범을 보여주며 선수들의 기량 향상을 위해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다고 한다. 

 

<최연소 대한민국 국가대표 리듬체조 트레이너 랄리나 라키포바>(출처: SBS)

리듬체조의 기원

리듬체조는 가로,세로 각 13m 길이의 매트에서 음악에 맞추어 리본, 후프, 공, 곤봉, 줄의 5가지 수구(手具)를 이용하여 아름답고 정교한 연기를 펼치는 예술스포츠이다. 리듬체조의 핵심은 주어진 선수와 수구가 한 몸이 되어 고난이도 동작을 조화롭고 아름답게 수행하는 것이다.

이러한 리듬체조의 기원은 고대로 거슬러 올라가야 하지만, 근대스포츠의 한 종목으로써 여성들을 위한 리듬체조의 시초는 19세기 말 프랑스 체조선수이며 교사인 조지 데메니(Georges Demenÿ, 1850-1917)는 여성들의 신체훈련의 중요성을 학문적으로 증명하며 리듬체조가 확산될 수 있었던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하면서 부터라고 말할 수 있다. 비슷한 시기 프랑스 음악, 연극 교사 프랑소와 델사르트(Francois Delsarte, 1811-1871)가 창안한 예술적 움직임의 문법는 체육교육에서 널리 활용되었다. 그의 아이디어와 움직임 규칙은 이사도라 덩컨의 현대무용작품에서 구현되어 그의 이론을 증명해 주었다. 그 이후 제네바 컨서바토리 교수이며 유리드믹스의 창시자인 에밀 자크-달크로즈(Émile Jaques-Dalcroze, 1865-1914)는 리듬체조 형식의 구체화에 세운 공헌이 지대하다.

스포츠 종목으로써 리듬체조의 재탄생

서유럽에서 시작된 리듬체조는 소련으로 유입되어 스포츠로써의 면모를 갖추어 1984년 제23회 LA올림픽에서부터 정식종목으로 개인전이 채택되었으며, 1996년 제26회 아틀란타 올림픽부터 단체전이 추가되었다. 수구는 5가지이지만 2년마다 국제체조연맹에서 4가지를 선정하여 경기하도록 되어있다. 2020년 도쿄올림픽에서는 줄을 제외한 리본, 후프, 공, 곤봉 종목의 경기가 치러질 것이다. 이렇듯 서유럽에서 시작된 리듬체조가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채택되고 스포츠 경기로써 재탄생되기까지 러시아의 기여를 알아보자.

리듬체조는 초기 소비에트 시기에 여성들의 건강증진과 노동생산성 향상을 위해 적극적으로 도입되었다. 1923년 루나차르스키에 의해 <리듬체조 스튜디오>가 설립되어 중학교와 기술학교 교사들에게 달크로즈 이론에 입각한 리듬체조 교육을 실시했다. 1934년 레닌그라드의 레츠가프트 국립체육대학교 내 예술운동대학이 설립되며 러시아에서 본격적인 예술체조의 역사가 시작되었다. 이렇듯 영어로는 표기를 리듬에 맞추어 실행하는 체조라는 의미의 리듬체조(Rhytmic Gymnastics)라고 표기하고 있지만, 러시아에서는 리듬에 맞추어 예술적으로 표현하는 체조라는 보다 포괄적인 의미의 예술체조(художественная гимнастика)는 용어를 현재까지 사용하고 있다. 1945년 전연방 예술체조분과가 설립되고, 1948년 예술체조 전연방 챔피언십이 개최되며, 당시 소련에서는 1940년대에 경기를 위한 종목의 분류와 경기 규칙이 만들어졌다. 러시아에서 예술체조의 역사는 크게 두 시기로 나뉜다.

첫 번째 시기(1947-1963)는 여성들을 위한 체육으로써의 예술체조의 형성과 예술체조학교의 창립기이다. 이 시기에 소련을 중심으로 동유럽국가들에서 여러 예술체조 국제대회 개최하며 경기 종목과 규칙을 다듬어 나가, 세계체조연맹으로부터 예술체조가 스포츠 종목으로써 인정을 받게 되었다. 특히 1963년 부다페스트에서 개최된 제1회 세계선수권대회는 러시아 경기규칙을 기초하여 개최되었으며, 이 대회에서 소련의 류드밀라 사빈코바는 첫 번째 예술체조 세계 챔피언의 영광을 안았다.

두 번째 시기(1963 ~ )는 소련 예술체조의 발전기이다. 같은 해, 세계체조연맹 여성기술위원회 산하 예술체조 기술위원회가 설립되었고, 이 시기부터 소련의 예술체조선수들이 꾸준히 세계대회에 출전하여 우수한 성적을 거두며 예술체조의 종주국이며 강국임을 과시하고 있다.

이렇듯 리듬체조는 서유럽에서 착안되어 시작되었지만 후에 음악에 맞춘 아름다운 동작에 중점을 두며 여성스포츠로 자리매김했다. 그 이후 소련에서 리듬체조의 경기 방식과 종목, 규칙을 만들어 스포츠로써의 틀을 갖추게 되었다. 1984년 올림픽 정식종목 채택이 되며 국제대회에 맞게 운영방식과 규정들을 보완해 나가고 있지만 기본적인 경기방식의 틀은 소련에서 만들어진 것이기에 러시아가 예술체조의 종주국임을 자부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을 것이다.

    

2020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2020년의 여름에는 도쿄에서 제32회 하계올림픽이 개최되는 해이다. 그러나 현재 전 인류는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과 사투를 벌이고 있고, 일본의 방사능 유출문제도 아직 해결되지 않은 상태로 도쿄올림픽의 개최는 불투명한 상태이다. 러시아는 리듬체조계의 절대강자로 이번 올림픽에서도 리듬체조 전 분야 메달 석권을 목표로 하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현재 도핑문제로 2020년 도쿄올림픽에서 러시아 선수들의 출전은 미지수이다. 세계반도핑기구(WADA)가 국제 도핑 기준을 따르지 않는 러시아 선수들을 도쿄올림픽을 포함하여 4년간 국제대회 출전 금지를 의결했기 때문이다. 러시아는 스포츠중재재판소(CAS)항소한 상태이다. 재판 결과에 따라 러시아 선수의 참가 여부가 결정되겠지만, 러시아 선수의 참가 여부가 리듬체조의 메달 지형도에 크게 영향을 미칠 것이다.

2020년 리듬체조 대한민국 국가대표 개인 선발전에서 1등으로 선발된 김채운 선수는 2016년부터 러시아 국가대표팀이 훈련하고 있는 노보고르스크에서 훈련을 받고 있다. 이 선수를 포함하여 우리나라의 리듬체조 국가대표 선수들은 도쿄올림픽 출전권을 획득하기 위해 4월 월드컵 시리즈 대회, 5월 아시아 선수권 대회준비에 여념이 없다. 올림픽이 내년으로 연기되거나 무관중으로 경기가 진행될 수도 있다는 소식에 선수들은 피가 마르는 긴장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을 것이다. 하루빨리 코로나 19의 위험에서 벗어나 이번 올림픽을 위해 오랜 인고의 시간을 겪어온 전 세계 선수들이 올림픽 무대에서 자신의 역량을 200% 발휘할 수 있는 모습을 볼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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