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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진 문화로(文化路)
제목빙하시대의 영웅들: 러시아 TV 스포츠 예능의 원조
분류대중문화
국가 러시아
날짜2020-01-16
조회수766
첨부파일

최근 TV 예능 프로그램의 새로운 콘텐츠로 스포츠가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뭉쳐야 찬다>, <으라차차 만수로>, <다함께 차차차> 등 축구를 소재로 한 스포츠 예능이 시청자들의 인기를 얻으며. 2019년 하반기 씨름을 소재로 한 <씨름의 희열>, 2020년에는 농구 <핸섬 타이거즈>, 마라톤 <RUN> 등 다양한 스포츠들을 소재로 한 예능들이 연이어 준비하고 있다. 이러한 스포츠 예능들의 성공은 과거의 스포츠 스타들이 은퇴이후 예능인으로 전업하여 스포테이너로서 제2의 전성기를 맞을 수 있는 기회도 동시에 제공해 주었다. 대표적인 인물이 2002년 한·일 월드컵의 간판스타 안정환, 90년대 대학농구의 스타 서장훈 등 이다. 프로 선수들의 특성상 젊은 나이에 은퇴하기 때문에 인생의 이모작을 자신의 특기와 인지도를 살려 예능인으로 전향하는 이유도 있을 것이다. 이런 스포츠 예능에는 과거의 스포츠 스타들도 동반 출연하여 그들의 최근의 근황을 알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이와 더불어 씨름이나 마라톤 등 대중적 인기가 상대적으로 적은 스포츠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긍정적인 효과도 이끌었다. 과거 우리나라 스포츠 예능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축구, 야구, 피겨 스케이팅, 농구 등의 여러 장르가 있었다. 특히 2011년 5월 22일부터 8월 21까지(약 3개월간) 대한민국의 피겨스케이팅 여제 김연아 선수를 중심으로 피겨 스케이팅 예능 <키스 & 크라이>는 참가자들이 새로운 장르에 도전하며 성장할 수 있고, 즐거운 경쟁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는 호평을 받으며 시즌2가 계속 되었으면 하는 기대 속에 막을 내렸지만, 시즌 2로는 이어지지 못했다.

최근 스포츠 예능의 인기로 축구가 대중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스포츠라면, 겨울왕국인 러시아의 자존심이 걸려있는 대표 국민스포츠는 단연 피겨스케이팅일 것이다. 피겨스케이팅은 특정 기술을 완벽히 구사해야하는 스포츠적인 요소도 있지만, 이와 함께 음악과 안무 표현력 등의 예술적 요소가 함께 수반되어야 하는 예술스포츠이다. 스포츠의 예술화, 예술의 스포츠화라는 측면에서 러시아아가 피겨 강국임을 자부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을 것이다.

<피겨스케이팅 예능 <키스 & 크라이>의 대표이미지> (출처: SBS 키스 & 크라이)


러시아의 TV 피겨스케이팅 예능_빙하시대(Ледниковый период)

2006년 러시아 채널 1에서는 피겨스케이팅을 소재로 한 TV 스포츠 예능의 파일럿 프로그램 <은반 위의 스타들 (Звёзды на льду)>을 방영하였다. 이 프로그램은 러시아를 대표하는 2명의 올림픽 선수 겸 안무가 알렉산드르 줄린(Жулин А.В.)과 일리야 아베르부흐(Авербух И.И.)를 중심으로 올림픽 메달리스트들과 발레리나, 연극. 영화배우, 에스트라다 예술가들로 구성된 8커플이 한 팀을 이루어 총 16커플이 매주 주어진 주제에 맞는 작품을 선보이고 심사위원의 점수와 시청자들의 SMS 투표로 탈락자가 결정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2006년 12월 31일 최종 결선무대를 펼치고, 그 해의 우승자를 결정하였다. 첫 시즌의 대성공으로 2007년부터는 <빙하시대(ледниковый период)>로 개칭하여 2016년까지 10년간 시즌 6까지 제작하였으며, 2017년부터 <빙하시대_청소년(ледниковый период-дети)>로 참가 대상을 바꾸어 전도 유망한 청소년 피겨선수들을 선보이는 장으로써 회를 거듭하고 있는 러시아 스포츠 예능의 원조이다. 소련 붕괴 직후, 러시아 TV 프로그램들이 대부분 외국의 드라마, 영화 등을 더빙하여 방영하거나 소련시대의 영화를 재방하는 것으로 채워졌었으나, 2000년 이후 러시아 사회가 안정기에 들어서며 시트콤, TV 시리즈, 예능 등 다양한 러시아 TV 프로그램들이 제작·방영되며, 러시아 TV의 시대가 시작되었다. TV 스포츠 예능 <빙하시대>는 이러한 러시아 TV의 시대가 도래했음을 증명하는 성공적인 사례이며, 또 TV를 통해서 러시아의 강점과 정체성을 제대로 보여준 TV프로그램이 아닐까 한다.

<빙하시대>의 성공비결_ 참가자들의 새로운 도전과 성장 그리고 러시아의 잠재력

<빙하시대>는 올림픽 메달리스트들에게도 예술인들에게도 새로운 도전 과제였다. 과거 싱글 분야에서 활동했던 올림픽 스타들 예브게니 플류센코, 알렉세이 야구진, 이리나 슬루츠카야 등은 혼자 연기를 하는데 익숙했지만,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아이스댄싱처럼 두 사람이 함께 스케이트를 타야 했고, 이는 파트너십이라는 또 다른 기술을 요하기 때문이다. 타티야나 나프카, 로만 카스타마로프, 알렉세이 티호노프 등 아이스댄싱 분야에서 페어로 활동했던 선수들과는 다른 훨씬 더 힘든 도전이었다. 심지어 비전공자 파트너와 함께 것은 전혀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실제로 그들은 프로젝트 내내 파트너와 함께 스케이트를 타야 하는 어려움을 토로하였으며 리얼리티 쇼인 만큼 연습과정에서 있었던 파트너와 갈등과 불화의 모습을 여실히 보여주기도 하였다.

그러나 <빙하시대>를 보고 있으면 러시아의 피겨스케이팅 교수법, 안무력, 연출력 그리고 기술력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스케이트를 처음 접하는 예술인들에게 기초부터 시작하여 매주 주제에 맞는 새로운 작품을 선보이는 데까지는 수많은 연습과 그들에게 맞는 교수법으로 지도하고, 초보자의 단점을 최소화 되고 장점이 극대화 될 수 있는 작품을 만들어 낸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1커플 당 3명의 트레이너와 안무가가 협업하여 작품을 만들어 내야 했고, 실제로 이 프로그램을 위해 제작된 스튜디오 안의 은반위에서 의상, 조명, 음악까지 함께 선보이는 종합예술로써 한 작품을 완벽하게 연기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아마도 피겨스케이팅 분야에서 축적된 인적 자원과 노하우를 가지고 있고는 러시아만이 가능한 프로그램일 것이다.

<'빙하시대' 2016 우승팀 아델리나 소트니코바와 알렉산드르 소콜로프스키>


소설가 표트르 바일(Вайл П.)는 라디오 스바보다에서 코메르산트의 아리나 보로지나(Бородина А.)와의 대담에서 TV 스포츠 예능의 파일럿 프로그램 <은반 위의 스타들 (Звёзды на льду)>은 단순한 스포츠 예능이 아니라 러시아의 국민스포츠인 피겨스케이팅을 통해서 러시아인으로서의 긍지와 자존심 그리고 잠재력을 가시화 한 프로그램이라며 이 프로그램의 성공비결을 설명하고 있다. 사실 이 프로그램은 BBC에서 먼저 기획한 프로그램이지만 BBC에서는 이 프로그램을 제작하지 않았다. 러시아의 채널 1이 아이디어에 대한 라이센스를 가져왔지만 나머지 프로그램 실행에 대한 모든 구성은 러시아에서 제작하고 러시아 프로그램으로 재탄생 시켜 성공시켰다. 그리고 은반위에서 펼쳐지는 피겨스케이팅 공연을 효과적으로 방송하기 위해 새로운 촬영기술을 도입하고 이를 실현시키기 위해 제작진들이 방영기간 동안 모스필름에서 살다시피 했다는 후문이 전해진다. 그러나 같은 기간 채널 러시아에서도 BBC에서 라이센스를 가져와 <은반 위의 춤 (Танцы на льду)>이라는 제목으로 비슷한 TV 피겨 예능을 시도하였다. 그러나 <빙하시대>의 인기에 밀려 조기 종영하였다.

<빙하시대>의 성공에는 심사위원장으로 출연한 소련 공훈 트레이너 타티야나 타라소바(Тарасова Т.А.)의 역할도 컸다. 그녀는 김연아 선수의 영원한 라이벌 아사다 마오에게 트리플 악셀을 가르친 마지막 코치이기도 하다. 비전공자들인 예술인들 참가자들에게도 피겨스케이팅의 기술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어떤 훈련을 더욱 보완해야할 지에 대한 자세한 설명과 다음 작품을 위한 조언과 격려를 아끼지 않았으며, 예술인들과 파트너였던 선수들에게는 전공자로써 파트너를 어떻게 이끌어야 하는지에 대한 날카로운 비평과 세심한 조언 또한 했다. 이는 시청자들이 피겨스케이팅의 기본 기술과 원리에 대해 알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주어 추후에 피겨스케이팅 경기를 관람할 때에도 도움이 되는 매우 중요한 정보들이었다. 그리고 지도자들이 제자들을 어떻게 지도해야 하는지에 대한 방법론 까지도 엿볼 수 있는 그녀의 전문적이고 심도 깊은 심사평에서 피겨스케이팅 분야에서 심사위원으로서, 지도자로서, 또 선수로서 어떠한 역할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풍부한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이렇듯 13년간 지속되어 온 스포츠 예능 <빙하시대>의 성공 신화는 전국투어 콘서트라는 새로운 형식의 공연콘텐츠 개발로 이어졌다. 피겨스케이팅 분야에서 축적된 인적자원과 노하우를 이용하여 콘텐츠 개발로 이어진 성공사례가 아닐까 싶다. 첫 번째 시즌부터 현재까지 참가자로 트레이너 등 다양한 역할로 13년째 참가하고 있는 일리야 아베르부흐(Авербух И.И.) 이번 피겨 쇼의 성공으로 러시아를 진정한 빙하시대로 이끌었다고 증언했다.

언제부터 러시아는 피겨스케이팅의 강국이 되었을까?

 

<1865년 유수포프 정원에 개장한 러시아 최초의 대중 스케이트장>


러시아 피겨스케이팅의 중심지_ 상트페테르부르크

러시아의 피겨스케이팅은 표트르 대제가 네덜란드에서 스케이트 날이 철로 된 스케이트를 들여오면서 상트페테르부르크의 귀족들을 중심으로 유행하기 시작했다. 19세기 중반까지만 해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는 타브리체스키 정원의 아이스링크에서 왕에게 승인을 받은 귀족들만 스케이트를 탈 수 있었다. 1865년이 되어서야 비로소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유수포프 정원에 대중들을 위한 아이스링크가 개장했다. 이곳은 러시아에서 가장 잘 정비된 아이스링크로 피겨스케이팅 선수 양성의 중심지로 떠올랐다. 1877년 창설된 “상트페테르부르크 스케이트 경주 동호인 협회”가 러시아 피겨스케이팅의 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했다. 1878년 3월 5일 스포츠로써 제1회 러시아 피겨스케이팅 대회가 개최될 수 있었다. 그 이후 1890년 유수포프 아이스링크 개장 25주년 기념 피겨스케이팅 국제대회가 페테르부르크에서 개최되었다. 이 대회에는 미국, 영국, 오스트리아, 독일, 스웨덴, 노르웨이 등 세계 유명 피겨스케이팅 선수들이 참가하였다. 이 대회의 성공적은 개최로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세계선수권과 유럽선수권 대회 개최를 앞당길 수 있었다. 1903년 상트페테르부르크 정도 200주년 기념으로 피겨스케이팅 세계 챔피언 대회를 개최하게 된다. 이 대회에서 페테르부르크에서 훈련받은 니콜라이 판인-콜로멘킨 (Панин-Коломенкин Н.А, 1871~1956)은 세계의 피겨스케이팅 강호들과 겨뤄 은메달을 차지하는 쾌거를 올린다. 그 이후 1908년 런던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어 최초의 러시아 피겨스케이팅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된다. 그 이후 니콜라이 판인은 레츠가프트 체육대학에서 피겨스케이팅 분과를 이끌며 페테르부르크를 중심으로 하는 피겨스케이팅의 후학양성에 힘을 쏟는다. 지금 피겨스케이팅 선수들의 훈련 방법의 기초는 니콜라이 판인이 만든 교수법에 근거한다고 한다. 이러한 의미에서 니콜라이 판인은 러시아를 피겨스케이팅 강국으로 만든 러시아 피켜스케이팅의 아버지라고 할 수 있다.

<러시아 최초의 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챔피언 니콜라이 판인-콜로멘킨>


포스트 김연아를 기다리며...

김연아 선수가 2010년 벤쿠버 올림픽에서 우리나라 최초로 피겨스케이팅에서 금메달을 딴 이후 우리나라는 일명 김연아 효과로 포스트 김연아를 꿈꾸는 이들로 인해 피겨스케이팅 열풍이 불었다. 그러나 그녀가 은퇴를 선언한 이후 현재까지 우리나라의 피겨스케이팅은 잠잠하다. 그러나 지난 2019년 12월과 2020년 1월 초에는 2020년 피겨스케이팅 국가대표를 결정하는 KB금융 피겨스케이팅 랭킹대회와 제74회 전국남녀 피겨스케이팅 종합선수권 대회에서 아마도 김연아 효과의 결과가 서서히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특히 올해 개최된 종합선수권 대회에서 한국 여자선수로서는 처음으로 유영(과천중)이 트리플 악셀을 성공시키며 1위에 올랐다. 트리플 악셀은 김연아 선수의 라이벌인 아사다 마오가 김연아 선수를 이기기 위해 시도하였으나 끝내 성공시키지 못한 바로 그 기술이다. 그리고 남자선수로서는 몇 년 전부터 주목받고 있는 차준환 선수가 예상대로 1위를 차지했다. 이처럼 김연아 선수 이후 국민들이 피겨스케이팅에 많은 관심을 갖고, 선수층 또한 확대되고 두터워진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이 선수들이 잘 성장한다면 세계무대에서 포스트 김연아를 만날 수 있는 날이 머지않은 것 같다. 앞으로 피겨스케이팅 강국 러시아와의 스포츠 교류가 활발해 진다면 더 많은 포스트 김연아를 만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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